길에서 설사 지른 썰

물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최등급 비밀이지만
그래도 대망의 인생 처음으로 길에서 똥 지른일이라 축하겸 기념상 글 남김…

오늘따라 회사에서 똥을 많이 싸서
오늘은 소화 잘되네 몸무게 빠지겠다 ㅎㅎ 하면서 나름 행복한 하루를 보냄
문제는 저녁으로 친구들이랑 훠궈를 먹으러 갔는데
아무래도 국물이랑 고기가 기름진거라 음식점 나올때부터 신호가 왔음
그래도 집가는게 30분 밖에 안걸려서
친구들한테 ㅋㅋ화장실 개급하다ㅋㅋ 이러면서 여유부림
그렇게 지하철에서 친구들은 각자 내릴 역에서 내리고
혼자 앉아있는데 갑자기 배에서 천둥치면서 상황이 심각해지는거임
얼굴이 노래지는게 뭔지 뼈저리게 경험함
온몸에 피도 안통하고 살짝 어지러움도 느끼면서
괜히 인터넷에서 검색한 지혈법하고 속으로 애국가 부르면서 괄약근을 달램 ㅋㅋㅋ
다리꼬고 허리 피는게 도움이 된다는데
흔들거리는 지하철에서는 하나도 도움 안되는것같았음

슬슬 머리를 급하게 돌림
이대로 다음 역에서 내려서 아무데나 들어가서 화장실을 찾을 확률이 높을까
아님 15분 남은 집이 빠를까
tmi 하자면 미국 사는 사람인데 여기는 공중 화장실 따윈 없음..
화장실 찾을라면 아무 음식점이나 가게 들어가서 화장실 급하다고 구걸해야하는데
그래도 내 비루한 자존심이 더 소중해서 집으로 최대한 빨리 가는 걸로 결심함

10분정도 버틴 다음 드디어 내릴 역에 도착함
혹시라도 일어나자마자 쌀까봐 최대한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났음ㅋㅋㅋㅋ 일어나자마자 싸면 바로 문밖으로 뛰쳐나갈라고
그때까진 참을만해서 자신감이 있었는데
문제는 집으로 걸어오는 그 5분이었음..
진짜 아무 소리 안들리고 아무것도 안보일만큼 멘붕인게 뭔지 태어나서 처음 느낌

이쯤에서 집에 도착해서 싸는 거창한 목표는 포기함ㅋㅋㅋㅋㅋㅋ
최대한 사람 없고 가로등 없는 길거리로 이동하는게 새로운 목표였음
기본적인 인격 인간으로서의 도리 다 집어치운 상태였음ㅋㅋ

될대로 되라 식으로 사람없는 거리로 가는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아무도 의심 못할 자연스런 동작으로 주변을 둘러보는척 그 자리에 멈춰섰음
코트 밑 바지속에 예상하던 그 무언가가 불룩 부풀어오르는게 느껴지면서
과장 하나 안하고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느낌…………
하 현타 그따위거 안오더라
그냥 생각보다 시원하고 x구멍이 좀 쓰라리네 이딴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갈길 감 ㅋㅋㅋㅋㅋㅋㅋㅋ

걸어가다가 보니까 좀 흐르는 느낌이 듬.
아끼던 바진데 이걸 빠는게 맞나 버리는게 맞나
다행히 양쪽 다리로는 안 흐르는군 
지나가는 사람 몇명있었는데
저사람은 내가 지금 팬티 속에 뭘 넣고 걷고있는지 모르겠지ㅎ
하는 생각하면서 ㅋㅋㅋ
생각보다 싸지른 후에는 태연했음.

집 도착하자마자 뭐 대충 뒷정리 함..
샤워 한번 했는데 다리에 냄새가 좀 벤거 같애서 5번정도 더함..
바지는 그대로 비닐봉지에 싸서 버려버림..
그 이후로 옷갈아입고 롤 한판 하는데
길에서 똥 지렸으면서 내 인생은 변함이 없구나 하고
그때쯤에서야 감명이 깊었음

오늘 이정도 쌌으니 내일 아침에 몸무게 잴 생각임
적어도 오늘 훠궈 먹은 무게는 빠졌을거라 싶네